비혼자가 겪는 사회적 편견 10가지와 그에 대한 나의 답변

비혼자로 살아간다는 건 단순히 혼자 사는 삶의 방식이 아닙니다.
그건 때로는 ‘설명해야만 하는 존재’가 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도를 묻거나, 이유를 해명하라고 하거나,
심지어는 불쌍하다는 시선을 받기도 합니다.

저는 30대 중반부터 비혼을 선택했고,
그 이후로 가족, 친구, 직장, 사회에서
수없이 많은 편견 섞인 말들을 들으며 살아왔습니다.
그 말들은 악의가 없어 보이지만,
매번 제 삶의 선택을 흔드는 질문이 되었고
때로는 자존감을 갉아먹는 감정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저는 알게 되었습니다.
이 편견들은 내가 바꿀 수 없는 ‘사람들의 습관’이 아니라,
내가 충분히 대응하고, 나의 서사로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을요.
비혼자라는 이유로 누군가의 기준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말할 수 있어야 했고,
저는 그 말을 준비해나갔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실제로 겪은 비혼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 10가지를 정리하고,
그때마다 제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답변을 해왔는지를 함께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이 글이 비혼을 선택했거나,
비혼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에게
작은 말의 힘이 되어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비혼자가 자주 듣는 사회적 편견 10가지와 나의 응답 

 

1. “왜 결혼 안 해?”

이 질문은 마치 ‘결혼이 당연하다’는 전제를 깔고 시작됩니다.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결혼을 안 한 게 아니라, 하지 않기로 한 거예요.
저는 제가 원하는 삶의 형태를 선택했을 뿐이에요.”

2. “혼자 있으면 외롭지 않아?”

외로움은 혼자여서가 아니라,
연결되지 않아서 생기는 감정입니다.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외로울 때도 있지만,
관계가 많다고 외로움이 사라지는 건 아니더라고요.
저는 제 방식대로 연결을 유지하고 있어요.”

3. “그럼 나중에 누가 챙겨줘?”

이 말은 미래를 가족에게 의존하는 구조를 기본값으로 전제합니다.
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저는 제가 제 노후를 준비하고 있어요.
가족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챙김을 받는 건 아니잖아요.”

4. “혹시 사랑에 상처받은 거야?”

비혼이 마치 ‘상처받은 결과’처럼 여겨질 때가 많습니다.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랑도 했고, 연애도 해봤지만
제 삶의 우선순위가 달라졌을 뿐이에요.”

5. “괜찮은 사람 있으면 바뀔 수도 있지 않아?”

이 질문은 비혼의 결정을 ‘임시 선택’으로 보는 시선입니다.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제 인생은 ‘괜찮은 누군가’에 맞춰 바뀌지 않아요.
제가 어떤 삶을 원하는지가 더 중요하거든요.”

6. “결혼은 해봐야 사람 된대.”

결혼을 인생의 완성으로 보는 오래된 통념입니다.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결혼을 하지 않아도 사람으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어요.
관계의 방식이 다를 뿐이죠.”

7. “혼자 살면 위험하지 않아?”

특히 여성 비혼자에게 자주 따라붙는 말입니다.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서 저는 더 체계적으로 대비하고 있어요.
혼자 살아도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많아요.”

8. “집이 썰렁하겠다.”

혼자 사는 집에 대한 외부의 이미지가 그렇습니다.
저는 웃으며 이렇게 말합니다.
“제 집은 제 취향이 가득한 공간이에요.
누구보다 따뜻하게 잘 살고 있어요.”

9. “이제 그만 고집 부려.”

비혼이 고집처럼 비춰질 때,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제 삶을 의식적으로 선택한 거예요.
그걸 고집이라고 한다면, 저는 행복한 고집쟁이에요.”

10. “그렇게 혼자 살다 후회하면 어쩌려고?”

가장 흔하고도 무례한 질문입니다.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누구나 인생에서 무언가는 후회하겠죠.
저는 제가 선택한 이 삶을 더 후회하지 않도록
하루하루를 잘 살아가고 있어요.”

 

편견은 막을 수 없지만, 나의 언어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쉽게 말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편견은 질문이 아닌 판단의 형태로 다가옵니다.
비혼자에게 쏟아지는 말들 대부분은
궁금해서 묻는다기보다는
상대방의 기준에 맞지 않는 나를
교정하고자 하는 뉘앙스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는 처음엔 이런 말들에 상처를 받기도 했고,
무시하거나 피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피한다고 해서 질문이 멈추지 않았고,
결국 내가 나의 삶을 말할 수 있어야
흔들리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나만의 대답’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대답은 논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저를 지키기 위한 문장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문장을 쌓아가면서
저는 점점 더 저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더 이상 설명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편견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가 그 편견 앞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는
내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말을 준비한다는 건, 삶을 지키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나의 삶은 누구의 기준도 아닌, 나의 선택입니다. 

 

비혼자는 아직도 낯선 단어처럼 들릴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이 단어 안에
자립, 주체성, 선택, 책임이라는
진짜 삶의 가치들이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살아가는 삶이 때때로 외롭고
불안한 순간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누구와 함께하든, 누구와 함께하지 않든
그 삶을 ‘내가 선택했다’는 자부심만큼은
편견 어느 하나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제는 누가 “결혼 안 해?”라고 물으면,
저는 단호한 미소와 함께 이렇게 말합니다.
“전 제 삶을 이미 선택했고, 그 선택을 존중하며 살고 있어요.”
그리고 그 문장은
저를 대신해 말해주는 방패이자
세상과 나 사이를 부드럽게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줍니다.

비혼으로 산다는 건
무언가를 포기한 삶이 아니라
무언가를 더 깊이 선택한 삶입니다.
그 삶 앞에 누군가의 편견이 있다면,
당신은 이제 말할 준비가 되어 있기를 바랍니다.
저 처럼요.